엄마의 암 진단과 투병 생활 그리고 죽음까지… 남겨진 딸들이 기록한 그리움과 위로의 글들 슬픔을 기록하기로 하다 2008년 4월 17일부터 2024년 7월 22일까지의 투병 일지를 자매가 책으로 만들기로 한 것은 세상의 모든 딸들이 겪을 엄마의 부재를 준비하고 대응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엄마와 딸의 관계는 그 어떤 인간관계보다 묘하다. 딸에게 엄마는 최초의 친구이자 삶의 본보기이며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따라가야 할 단 하나의 존재이다. 수없이 다투고 미워하지만 또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할 수밖에 없고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엄마와 딸이다.딸에게 엄마는 세상의 전부이며 엄마에게 딸은 세상 하나뿐인 거울이다. 슬픔을 기록하는 것은 남겨진 자매에게는 고통과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금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제야 제대로 마음으로부터 보내드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부모를 떠나보낸 자식들에게 적잖은 위로와 공감을 건네준다. 당연하다고 느낀 존재의 부재는 우리를 어른으로 만든다 암 진단을 받고, 여러 가지 항암 치료가 이루어지고, 뇌전이에 따른 방사선치료 그 이후 인지장애가 생기고, 결국 엄마가 소변줄과 목줄에 의지해 누워만 계실 때에도 저자는 ‘나에게 엄마가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었다. 그러나 사망 선고가 이뤄지고 그토록 살리려고 애썼던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의 죽음이 마치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절차에 따라 한 줌의 재로 남겨졌을 때 지독한 허무함이 밀려왔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식장을 결정하는 것부터 모든 것을 가족들이 이성적으로 결정해 나가야만 한다는 것이 참 이상하게 여겨졌다. 그렇게 엄마가 남긴 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저자는 당연하다고 여긴 존재의 부재가 어쩌면 가슴속의 어린아이를 떠나보내고 어른으로 자라게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엄마의 장례식을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어른이 된 것 같다고 고백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이별은 없지… 항상 그리워할 테니… 박사 학위를 위해 저자가 독일에 있는 동안 엄마와 주고받은 메일에는 한 없는 사랑이 담겨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 비록 서툴지만 엄마의 메일 한 자 한 자에는 딸에 대한 그리움이 배어 있다. 이 책의 제목은 언젠가 딸을 위해 엄마가 보낸 메일의 제목이다. “사람하는 사람에게는 이별은 없지. 항상 생각하고 항상 그리워하니까.” 유학 간 딸이 보고 싶지만 꾹 참아야 했던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문장이다. 딸은 엄마가 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그리움’의 진짜 의미를 알았다면 엄마는 살아서도 딸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았을지 모를 일이다. 그러니 저자는 부모의 죽음이 두렵고 무섭더라도 후회 없이 마음껏 사랑하라고 말한다. 곁에 있는 가족이 떠나기 전에 그 무엇보다 지금이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지금이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라는 것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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