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을 『서지학에의 권유』라고 붙였지만, 서지학은 절대 권할 만한 것이 못 된다. 책을 접하고 무언가에 감동하여 스스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치를 판단하는 평가자가 많을 필요는 없다. 다만, 그 감동에 이르는 학문의 경위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것이 무엇보다도 책의 존재 이유를 크게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중국 서적은 중국인의 감각으로 파악해야 하며, 그 책이 일본에 건너온다면 일본인의 감각으로 파악해야 한다. 그것은 서적의 운명이요, 생애이다. 그런 면에서 고서적은 그와 관련된 사적·인물 등 다양한 과거를 지속적으로 얘기해준다. 내가 권하고 싶은 것은 서적의 편에 선 서지학, 즉 서적 아래에 자신을 두는 그러한 서지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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