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이아생트
기다림 끝에 비로소 나타난 이름! 숨은 문학 작품들에 주목한「워크롬 문학총서 제안들」. 이 총서는 마땅히 소개돼야 함에도 국내 번역본이 존재하지 않았던 ‘비밀스러운’ 작품들을 엄선하여, 정교한 번역으로 소개한다. 화려해지는 표지 디자인에 반해 단색 표지로 깔끔함을 더한 것이 멋스러우며, 작품의 성격에 맞게 색깔을 달리한 것도 특이점이다 일곱 번째 작품 『이아생트』. 프랑스 작가 앙리 보스코의 소설로 《반바지 당나귀》(1937), 《이아생트의 정원》(1946)과 더불어 3부작을 이룬다. 한 여성의 이름을 제목으로 삼은 이 소설에서 이아생트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책의 3분의 1이 넘어갈 무렵이다. 이렇듯 소설의 대부분은 이아생트가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화자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소설은 들판 건너편에 자리한 집(라 주네스트) 창문에 켜지는 등불에 관한 묘사로 시작된다. 화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 그가 지난여름부터 성가브리엘 고원의 두 집 중 한 집(라 코망드리)에 머물기 시작했다는 정도의 정보밖에는 알 수가 없다. 좀처럼 맥이 잡히지 않는 그의 행보는 신비함을 증폭시키고, 그 가운데 찬연히 드러나는 몽상적인 문장들은 라 주네스트 창가에 켜진 등불이 이름 모를 화자를 매혹하듯, 아득하고도 분명한 빛으로 읽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도서정보 상세보기 [NAVER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