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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연애, 결혼, 역할에 수시로 울컥하는 여자의 말하기. 이 책에 담긴 싸움 목록은 크게 네 가지다. 여자라는 본분, 존재라는 물음, 사랑이라는 의미, 일이라는 가치. 엄마는 왜 크고 좋은 수박 한 덩이 마음껏 못 사드시고 살았을까, 남자에게 여자 말만 잘 들으면 된다고 말하는 김제동의 말은 왜 문제인가, 홀로 아이를 낳고 유기한 어리산모는 어떤 밤을 보내고 있을까, 상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글 쓰는 일을 하는 나는 왜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됐을까, 이름도 바꿔보고 직장도 옮겨보며 매일 노동하고 살아가는 존재의 자리매김은 왜 이토록 어려운 걸까, 사랑이 아니라면 기나긴 인생은 어떻게 살아지는 걸까, 한평생 한 사람의 곁이 되는 일은 사랑 없이 가능할까, 말과 살을 섞다가 살만 섞어도 혹은 말만 섞어도 사랑일까…… 고통이 고통을 알아보고 존재가 존재를 닦달하니 않는 세상은 어떻게 가능할까. 그 물음을 내려놓지 않는 한 나는 계속 무언가와 싸우며 글을 쓰고 있을 것 같다. _<저자의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