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의 삶을 살면서 자신의 삶을 글로 남긴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고 그만큼 그 일은 가치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전문적인 문학 창작이나 시 창작 공부를 한 것은 아니지만, 전문적인 문학 창작에 앞서 마음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그 무엇을 시로 남기고 싶다는 그 생각이 소중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시 속에는 자신이 살아온 삶의 시간들과 그 시간들을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의 삶이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임일남 시인의 시 속에 삶을 뒤돌아보는 시가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85년이라는 시간이 그저 흘러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그 시간들을 시를 통해 뒤돌아본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작정한 바 없이 오랜 길을 돌고 돌아 지친 몸 강가에 이르니 바라보는 고향 하늘 비로소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다 -「5월, 그 어느 날」 일부 우리의 인생 자체는 사실 계획되거나 작정된 대로 되는 법은 없다. 이 시에서도 보듯 우리의 삶은 ‘오랜 길을 돌고 돌아’가는 것이고 ‘고향 하늘’을 바라보며 ‘잃어버린 시간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임일남 시인의 시 쓰기는 오랜 시간, 오랜 길을 돌고 돌아온 삶 속에서 고향 하늘을 바라보는 일임과 동시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시를 통해 돌아보는 삶 해설 중에서 박상천(詩人,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도서정보 상세보기 [NAVER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