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부모가 아닌, 보통의 부모를 원했던 열세 살 소년의 탈출기!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버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어머니. 부모 모두가 노벨상을 받은 집안의 자식이라면 어떤 환경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을까. 이런 부모를 둔 스웨덴의 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얀 뮈르달은 1982년부터 자신의 어린 시절을 그린 소설 삼부작을 통해 궁금증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삼부작은 저자와 부모간의 갈등, 더 나아가 저자 입장에서 본 그들의 위선적인 삶 등이 여과 없이 묘사되어 있어 발간되자마자 스웨덴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삼부작 가운데 마지막 작품인 『나는 노벨상 부부의 아들이었다』에서 저자는 열두 살에서 열세 살이 될 때까지의 추억을 소년의 시각과 언어로 묘사했다. 저자가 부모의 아들이 아닌 독립적 인격체로 살아가기를 선언하는, 즉 그들과의 결별을 선언하는 시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그들은 그들의 열두 살 아들을 ‘문제아’로 여긴다. 특별한 부모인 그들은 그들의 유일한 아들이 여느 아이들보다 특별하기를 원하지만, 몸집은 뚱뚱하며 성격은 유순하지 않고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 채 늘 헛된 공상에만 빠져있는 아들은 그들이 보기에 특별하기는커녕 보통아이에도 못 미친다. 그래서 그들은 아들이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고 스스럼없이 말하기도 한다. 반면 아들 역시 그들을 ‘문제 어른’이라 여긴다. 그들은 늘 지성적이며 품위 있고 대의를 위해 행동하는 것 같지만, 아들의 눈에는 그들의 이러한 모습이 위선적으로만 보인다. 아버지는 항상 고국 스웨덴을 생각하며 걱정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자유로운 나라 미국을 흠모한다. 어머니는 사회학자이자 여성학자라고 불리고 있지만, 어렵게 미국에서 고학을 하고 있는 스웨덴 유학생 앞에서 미국 유명 백화점에서 산 새 옷을 입고 맵시를 뽐낸다. 아들은 그런 그들로부터 언제나 탈출을 꿈꾸지만 아들의 이러한 탈출은 늘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그들이 용납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들과 아들의 관계는, 아들에게 증오심을 키운다. 더욱이 자신의 탈출을 늘 용납하지 않았던 그들은, 자신을 스웨덴에 홀로 남겨둔 채 미국으로 떠나버리고 만다. 이 배반감에 아들은 그들의 이름이 아닌 독립적인 인격체로 살리라 다짐한다. 그리고 열세 살의 아들은 당당히 그들과의 결별을 선언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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